이주노동자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특단의 산재대책을 마련하라! - 18시간 넘게 일하다 기계에 끼어 사망한 이주노동자 산재사고에 부쳐

관리자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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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8시간 연속 근무하다 압축기에 끼어 외국인노동자 사망”이라는, 언론 보도로 드러난 산재사망 사건을 보면 정말 지금이 21세기가 맞는 것인가. 한쪽에서는 우주관광, 5G, 수 십 조원이 몰리는 주식 공모 등 과학기술과 자본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공장 한구석에서 잠도 못자고 땀흘리던 젊은 이주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삶을 마감해야 하는 것이 과연 같은 시대, 같은 땅에서 일어나야 하는 일인가. 

지난 25일 새벽 3시 반 경에 경기도 화성의 어느 플라스틱 제조 공장에서 전날 24일 오전 9시부터 일한 이주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였다. 먼 이국땅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주노동자의 명복을 빈다. 또한 유가족분들에게도 마음 깊이 위로를 보낸다.

 

이 사건을 접하며 우리는 이런 현실을 만들고 지속시키는 정책과 구조를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이주노동자는 이 땅에 죽으러 오지 않았다. 그러나 죽음의 이주화, 3D에 죽음까지 더해진 4D 노동 등이 말해 주듯이 산재사고, 산재사망의 피해는 이주노동자에게 훨씬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 고강도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주거·의료 환경, 부족한 교육·훈련, 안전설비·장비 미흡, 낮은 산재보험 가입율, 미약한 사업주처벌 등 이주노동자가 산재를 당하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너무나 많다. 또 이런 문제점은 지난 수십 년 간 지적되어 왔다. 

노동자의 죽음으로 개발과 성장을 하는 시대는 지났어야 하는데 아직도 악몽마냥 지속되고 있다. 


왜 이주노동자가 더 죽고 더 다쳐야 하는가? 산재사망 통계로 잡히는 이주노동자만 해도 한 해 백 명이 넘고 산재로 집계되지 않는 과로사, 돌연사, 심근경색 등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런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제대로 된 사망 통계도 없다. 

더 이상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 대해서 경찰과 노동부는 관계 당국은 철저하게 조사하여 구조적 사인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 

그리고 노동부는 이주노동자 산재 예방 전담 부서와 인력을 설치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시행해야 한다. 매번 산재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땜질식 임시처방만 하고 형식적인 조치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2021년 7월 27일

이주노동자 평등연대